회사에 입사한 지 벌써 1년이 된 2025년 4월.
몇 년 차 개발자시죠?
ㄴ 0에서 2년 차요^^!
정말 정말 운 좋게 사회로 나갈 준비를 시작조차 하지 않는 시점에 회사에 입사하게 되었고, 벌써 1년이 지났다.
나에겐 너무나 과분한 회사라 항상 감사하며 기분 좋게 출근하는 하루하루(퇴근하고 싶다가 말버릇이 되었지만..)
1년간 회사에서 겪은 많은 변화들에 대해 하나하나 적어보려 한다.
안녕하세요. 프론트엔드 개발자입니다.
음. 근 1년간 블로그에 쓴 글에서도 느낄 수 있었겠지만 나는 프론트엔드 개발자가 되었다.
대학교 1학년 웹 프로그래밍 전공 수업.. 오직 html, css만을 가지고 과제를 해오라는 수업
그 이후로 웹 개발에 대해서는 손가락 발가락도 담가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취업 준비를 위해 수강했던 여러 교육 프로그램들을 하며, 눈에 보이는 결과물을 만드는 것이 중요함을 깨달았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웹개발을 해볼 걸 하는 후회가 있긴 했지만 꿋꿋하게 데이터분석, AI 분야로 공부만 해온 나.
면접 때도 "저 데이터 전처리랑 분석 잘해요!"를 어필했었다.
그러나 돌아오는 것은 "프론트/백엔드 중 어느 쪽이 더 잘 맞을 것 같으세요?"같은 웹개발 관련 질문
결국 최종합격 후 배치받은 팀에서 프론트/백엔드 중 한 가지를 해야 했고, 그동안의 아쉬움이 있었던 프론트엔드를 선택하여 1년 차 프론트엔드 개발자의 길을 걷게 되었다.
선택의 순간들
나는 큰 변화를 그리 즐기는 성격이 아니다. 물론 새로운 환경에서 적응을 못하느냐? 그건 또 아니다.
지하철에 탄 지 5초 만에 누군가 밀고 들어와서 아직 중심도 잡지 못했는데 다시 중심을 잡아야 하는 것을 원치 않을 뿐.
수습딱지를 뗀 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즈음 @$%다신 없을 절호의 기회!#& 라는 광고 전단지가 전해졌다.
광고의 내용은 단일 선택을 해야 하는 질문지로 다음과 같았다.
상대적으로 편하되 개인의 발전이 더딜 수 있음 vs 분명히 힘들 것이지만 도전 기회 무한 제공
입사 후 이런 시련은 처음이라 정말 많은 고민을 했고 주변 사람들과의 이야기를 통해 결정한 것은 후자.
이유는 단순했다.
이왕 개발자가 되기로 한 거 나중에 다른 직무를 하더라도 지금 같은 시기에 개발에 좀 더 굴려져야 하지 않을까?
그렇게 나는 새로운 세계로 던져졌고, 직무변경이라는 또 다른 큰 선택이 찾아왔다.
회사에 들어와서 개발을 시작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기초는 하나도 없이 냅다 코드부터 작성하고 있는 모습이 잘못된 것 같기도 했다.
그때 입사 전부터 공부해 오던 데이터 분야로 갈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하지만 우물 안 개구리라는 속담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나 정도의 경험으로는 어디 내밀 수도 없다는 것을 크게 배웠다.
그리고 몇 달간 프론트엔드 개발을 해오면서 의외로 나와 잘 맞는 것 같다 느꼈고
사내 교육 과정에서도 여러 분야 중 유독 점수가 잘 나오는 것을 보고 계속 프론트엔드 개발자의 길로 가볼 것을 다짐했다.
무지(무늬가 없음. 아는 것이 없음.)
나는 개발 경험이 없기에 어떤 게 더 좋은 방법일지 고민하는 데 시간이 들지 않는다.
오로지 회사에서 떠먹여 주는 것이 가장 좋은 것!이라 믿고 기술 스택, 컨벤션, 방법론들을 적용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나의 바닥도 보이게 되고 이런 거까지 질문을 해도 되나? 싶은 것들도 생기기 시작한다.
내가 지금까지 만난 선배들이 모두 좋은 분들일 수도 있겠지만
항상 질문을 하면 신입사원이니까 모르는 게 당연하다고 해주셨다. 그래서인지 질문하는 게 꺼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질문의 개수와 나의 부족함은 비례하는 것을 알기 시작했다.
그래서 책도 구매하고, 강의도 보면서 나의 하얀 도화지를 조금씩 색칠해나가고 있다.
그 결과 어떤 것이 팀의 개발방향에 더 적합한지 스스로 판단이 가능한 순간도 있었고, 팀의 방향성을 정립하는 과정에 의견도 내는 아기 개발자가 되었다.
2인분 같은 1인분이요
신입사원이라는 타이틀도 내려놔야 하는 시기이다.
물론 아직 우리 팀에서는 연차로도 나이로도 제일 막내이지만 이젠 신입사원은 아니니까 제대로 된 1인분은 해야 될 것만 같다.
맛집에도 메뉴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주방장이 가장 잘하는 메인 요리가 있듯이
올해는 여러 기술 중 단 한 가지만이라도 제대로 요리하는 개발자가 되는 것이 목표이다.
1년 간 React, Next, recoil, zustand, vitest, tailwind, playwright 등 다양한 기술 스택을 다뤘다.
하지만 많은 기술을 접하고 다루는 것이 결코 나를 성장시키는 길은 아니었다.
아무것도 해결하지 못하고 퇴근할 때의 그 우울감을 느끼는 것이 내 자신을 성장시키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책임'이라는 무게를 알게 되었다는 것.
2년 차가 된 나에게 가장 큰 변화인 듯하다.